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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이야기

대구 건들바위가 와르르 무너져

 

중구청, 붕괴위험 지적받고 정밀진단 안해


신증동국여지승람(新增東國輿地勝覽)에 대구10경(大邱十景)의 하나로 기록된 건들바위 옆 절벽이 무너져 내리는 사고가 발생했다. 신천을 지금으로 물길을 바꾸기 전 용두골로 해서 하천이 흐르던 곳이라 선비들이 모여 시를 읊곤 하던 곳이다. 12월 8일 오후 10시 30분쯤 대구 중구 대봉동 건들바위 오른쪽 뒤편 절벽 일부가 무너지면서 집 채만한 큰 바위덩어리가 인도와 차도에 떨어졌다. 떨어진 바위는 높이 5m에 둘레 3~4m, 무게 5톤 정도였으며 손으로 만져도 부서질 만큼 약했다. 지나던 행인이나 차량이 없어 인명 피해는 없었다. 한 시민은 “갑자기 쿵하는 소리를 내면서 바위가 무너져 내렸다”며 “건들바위가 무너진 줄 알고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대구 중구청은 중장비를 동원해 2시간여 만에 바위를 치우고 복구 작업을 마쳤다. 구청은 절벽 틈으로 자라고 있던 나무뿌리가 점점 자라면서 붙어있던 암석을 밀어내 절벽이 붕괴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건들바위 절벽 붕괴는 예고된 사고였다. 중구청은 지난 2006년 7월 1차 안전점검을 실시해 ‘이상 징후가 없다’고 결론 냈지만, 같은 해 8월 교수 및 전문가들이 2차 점검을 벌였을 때에는 ‘붕괴 위험이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2차 점검을 확인한 결과 “건들바위 절벽은 경사가 8도 정도 앞쪽으로 기울어졌고 주상절리(다각형 기둥 모양의 결)가 발달해 붕괴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암반 전면의 위험암반을 제거하고 안전시설을 설치해야 한다”고 적혀 있었다. 정밀 안전진단이 필요하다는 것. 하지만 중구청은 “건들바위 일대가 문화재로 묶여 있어 대구시문화재보호조례에 따라 암반 채취 등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해 정밀 안전진단을 실시하지 않았다. 무너져 내린 건들바위 옆 절벽은 건들바위와 함께 ‘대구분지’의 지반구조를 잘 드러내주는 문화재로 지난 1982년 대구광역시기념물 2호로 지정됐다.


중구청은 수십억 원의 돈을 들여 동성로를 ‘성곽 흔적복원’을 한다며 울퉁불퉁한 돌로 포장해 노약자와 장애인들의 이동권을 방해해 비난을 받고 있다. 그것도 사업비의 3/4을 돌 공사를 하는데 갖다 부은 중구청장의 발상에 놀라지 않을 수 없다. 대구시지정 기념물은 안중에도 없이 생계형 포장마차까지 용역깡패를 동원해 강제 철거를 하는데 혈안이 되어 있는 윤순영 중구청장은 행정의 앞뒤부터 먼저 배워야 한다. 최소한의 생계 대책부터 마련해 놓고 공사를 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치적만 나타내려는 개발독재 시대의 발상에서 전혀 벗어나지 않고 있다. 저런 구청장이 다음 지방 선거에 또 될게 뻔한데.... 아마 이재오 계보라던데 얼마나 설쳐댈지 정말 걱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