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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이야기

쌍용차 해고 노동자와 희망버스를 향한 성탄절 기도

 

쌍용차 해고 노동자들과 함께 하는 게 이웃 사랑


사랑의 하느님, 성탄의 기쁨을 쌍용자동차 해고 노동자들과 함께 하고자 이웃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평택에 모였습니다. 특별히 진보신당은 벼랑 끝에 내몰려 힘겹게 하루하루를 버티는 해고 노동자들의 아픔을 외면할 수 없어 수도권의 당원들이 집중해 연대를 하고자 십시일반 정성도 모았습니다. ‘하늘에는 영광, 땅에는 평화’가 가득하다는 성탄절에 ‘와락 크리스마스’로 모인 것은 더 이상 사람을 죽도록 내버려 둘 수 없기 때문입니다.


쌍용차 해고 노동자들은 ‘살고 싶다’며 옥쇄파업을 했습니다. ‘노동조합의 파업을 공권력으로 탄압해서는 안 된다’는 세계인권규약의 첫 구절은 서류 속에만 있습니다. 살기 위해 자신의 권리인 파업을 한 그들에게 이명박 정권은 경찰특공대 병력을 투입시켜 무자비한 진압을 했습니다. 쌍용자동차 공장은 1980년의 광주였습니다. ‘정리해고 철회하라. 같이 살자’고 절규한 노동자들을 살인 진압한 조현오가 경찰청장이 되어 있는 현실을 우리 자식들에게 어떻게 설명하란 말입니까?


아무리 흉악법이라 해도 생포를 해 법정에 세워야 한다는 건 상식이건만, 정당한 파업을 한 노동자들에게 발암물질 투성이 독극물을 헬기로 퍼부어대는 게 이 땅의 현실인데 어떤 미사여구로 주님의 공의를 말하겠습니까? 목숨만 붙어 있는 그들은 언제 죽을지 모르는 고통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전쟁터에서 다친 군인들이 겪는 것과 같은 극심한 외상후 장애와 당시만 생각해도 소름이 끼쳐 공포에 떠는 공황장애, 심한 우울증으로 고통받고 있습니다.


더 이상 죽음으로 내몰리지 않도록 지켜주소서!


몇 년을 앓아 본 저는 밤이 더 무섭고 두려운 나날을 보내는 쌍용차 해고노동자들의 고통이 어떤지, 악몽에 시달리는 게 얼마나 무서운지 조금은 압니다. 그들에게 ‘내가 그대들과 함께 한다’는 걸 하느님이 보여 주셔야겠습니다. 19명이나 되는 고귀한 생명이 자살이라는 극단의 선택을 했는데 얼마나 더 죽어야 이 야만의 행진을 멈출 수 있습니까? 더 이상 애꿎은 생명이 죽어서는 안 됩니다. 한 생명은 온 천하보다 소중하다고 했는데 이건 아닙니다.


쌍용차 노동자들은 ‘세상을 갈아엎겠다.’고 나선 혁명가나 전사들이 아닌 평범한 가정의 남편이자 아버지일 뿐인데 이 땅의 자본과 권력은 너무 잔인하게 몰아붙이고 있습니다. 해고 노동자들은 쌍용자동차가 ‘합의문을 이행하라, 우린 공장으로 돌아가고 싶다’는 지극히 소박만 요구를 하건만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습니다. 쌍용자동차를 중국 투기자본에 팔아넘긴 노무현 정권의 관계자들 중 어느 누구도 ‘정책의 잘못’이라며 ‘미안하다’는 말 한 마디 없이 묵묵부답입니다.


집권을 했다는 자들이 이래도 되는지, 노무현의 유훈통치를 하는 자들 또한 다르지 않습니다. 헌법기관인 국회의원들이 입회한 상태에서 문서로 합의한 것을 지키지 않아도 사업주는 벌금 한 푼 물지 않는데 자식들에게 ‘약속은 꼭 지켜라’는 말을 어떻게 할 수 있습니까? 저희 진보신당이 2012년에는 한진중공업으로 향한 희망버스를 쌍용자동차로 돌려 죽음으로 내몰린 해고 노동자들의 아픔에 조금이나마 함께 할 수 있도록 도와주십시오.


감옥에 있는 정진우를 지켜 주십시오.


사랑의 하느님, 비정규 노동자들과 함께 한 정진우가 지금 감옥에 있습니다. 85크레인에서 농성한 김진숙은 불구속인데 ‘아픔을 함께 나누자’며 희망버스 시동을 건 정진우와 송경동은 차디찬 감옥에 갇혀 있습니다. 정진우는 구속적부심사에서 ‘구속되어 있어 지금도 용역깡패들의 온갖 폭력과 성희롱에 시달리는 비정규 여성노동자들과 함께 할 수 없어 안타깝다’고 했습니다. 이번 겨울은 더 추워 부산도 영하로 떨어져 더 걱정입니다



사람을 짓밟거나 기물을 파손한 것도 아닌 희망버스를 기획한 것 뿐인 정진우가 감옥에 있는 건 결코 하느님의 공의가 아닙니다. 정진우의 아내 김선아는 “구속 시킨 건 희망버스를 두려워하기 때문이니 영광으로 알겠다”고 했습니다. 아무리 그래도 정진우의 어린 자식들이 이를 어떻게 이해하란 말입니까? 40대의 자식이 감옥 가는 바람에 노모는 손자들을 돌보느라 고생하고 계십니다. 아무리 부모가 ‘자식 가진 죄인’이라지만 이런 일로 칠순의 모친이 고통을 겪어서야 되겠습니까?


이스라엘 목동들이 전한 아기 예수의 탄생 소식은 로마의 압제에 시달리는 팔레스틴 땅 민중들에게는 큰 기쁨이었음을 저희는 잘 압니다. 이번 성탄에는 백척간두에 매달린 쌍용자동차 해고노동자들과, 이 추운 날 감옥에 갇혀 있는 정진우에게 힘과 용기를 더해 주십시오. 비록 몸은 갇혀 있을지 모르나 정진우의 마음은 비정규 노동자들과 늘 연대하도록 은총을 부어 주십시오. 정진우가 지치지 않고 민중들을 사랑하는 마음이 더 깊어지도록 도와주십시오. 아멘


평택 쌍용차 공장 앞에서



1200명의 희망텐트 입주민이 왔다간 쌍용차 평택 공장 앞. 하늘이 안보일 정도로 하얗게 내리붓던 하얀 눈 속에서 서로 온기를 나누고 희망을 나누고 함께 노래하고 춤추며 그렇게 또 우리는 서로를 보듬어봅니다. 입주민들이 떠나고 각자의 집인 희망텐트가 서 있던 자리를 청소하고 정리하고 나니 다시 또 쌍차 동지들만이 남았습니다.


허나 동지들의 마음속엔 전국에서 온 희망텐트 입주민들의 희망과 소망과 이야기들이 "와락" 안기지 않았을까 생각해봅니다. 1박 2일 ‘와락 크리스마스’에 참여하신 모든 분들 넘넘 수고하셧어요^^ 살면서 제일 의미있고 따뜻한 크리스마스이길... 성탄의 축복 가득 받으세요^^ 사랑합니다^^


덧 글: 아픔이 있는 곳이라면 어디라도 달려가는 사랑의 사람, 휴가까지 내가며 뛰어가는 박희경 님의 글을 덧붙입니다. 저자의 동의 얻지 못해 저작권 시비에 휘말릴지는 않을지 걱정입니다. 사진은 당원들의 페이스북에서 퍼 왔습니다. ^^ 제가 진보신당에서 만난 아름다운 동지 중 한 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