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한반도와 국제

신출귀몰한 북한 어뢰에 천안함이 침몰 당했다고?

 

‘증거도 못 찾고 북한 어뢰’라는 합조단 발표


인양한 천안함 배꼬리를 살펴보고 합조단은 버블제트 또는 어뢰에 의한 직접타격, 둘 중 하나를 원인으로 꼽았다. 그런데 24일 물 밖으로 나온 배 머리를 훑어본 뒤 버블제트 쪽으로 원인을 결정한 것이다. 합조단이 직접 타격론을 배제한 것은, 절단면 부분에 구멍이나 그을음, 열에 녹은 흔적 등이 발견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어뢰가 직접 선체를 때렸다면 큰 구멍이 생겼을 테고, 그 충격으로 불에 탄 흔적이 남는 게 정상이라는 것이다. 문제는 증거물을 찾지 못한 상태라는 데 있다. 사고 원인을 밝히려면 국제적인 수준에 맞는 증거가 있어야 한다.


▲ 천안함의 반쪽이 세상 밖으로 나오면서 외부 폭발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를 북한 어뢰 공격설로 등치시키는 단순 논리는 남북 긴장을 고조시켜 안보를 위협할 수도 있다. (사진: 한겨레신문)


천안함 함수와 함미의 절단면을 붙여놓고 왼쪽 옆에서 보면 아랫부분이 삿갓(∧) 모양으로 쪼개진 모양이라고 한다. 그리고 위에서 보면 왼쪽에 비해 오른쪽이 더 짧아 부등호(<)모양이 나타난다. 이를 종합하면 왼쪽 아랫부분에서 폭발이 일어났고 그 힘이 오른쪽 위로 분출되면서 배가 쪼개졌다는 추론이 가능하다는 게 합동조사단의 이야기다. 그렇지만 침몰 당시 버블제트로 인한 거대한 물기둥이 포착되지 않은 점, 버블제트가 사선으로 비스듬하게 분출되는 것인지에 대한 의문점은 남는다.


이에 대해 합조단은 배와 어느 정도 떨어진 곳에서, 어떤 방향에서 폭발하는가에 따라 버블제트의 진행양상이 달라질 수 있다는 논리를 제시했다. 이와 관련, 신인균 자주국방네트워크 대표는 “어뢰가 배와 멀리 떨어진 곳에서 폭발하면 물기둥이 크게 치솟지만 아주 근접한 거리에서 터지면 물기둥 없이도 배를 두 동강 낼 수 있다.”고 말했다. 신 대표는 잠수함 또는 잠수정이 천안함의 2킬로미터 이내로 근접, 자기(磁氣)감응형 어뢰로 자기가 가장 짙게 형성되는 배 중앙 부위에 버블제트를 유발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북한 어뢰에 침몰 당한 지휘관을 구속하라!


액면 그대로라면 북한은 신출귀몰한 신무기를 가지고 첨단장비로 무장한 대한민국 해군의 1,200톤 초계함을 흔적도 남기지 않고 공격해 침몰시켜 버렸다. 국민의 혈세를 수 없이 퍼부어 대면서 첨단장비로 무장한 ‘대양해군’이 북한의 공격에 허무하게 무너진 것이다. 해군의 책임자인 해군참모총장과 해당 부대장인 2함대사령관, 공격을 발견조차 못한 천안함장은 군법회의에 회부해 엄벌에 처해야 마땅하다. 적의 무기에 허무하게 무너진 지휘관들이니 당연히 쇠고랑을 채워야 한다.



이현엽 충남대 선박해양공학과 교수는 “실험실과 같은 완벽한 조건에서도 한 방에 정교하게 버블제트를 유발하는 것이 힘든데, 침몰 당일 칠흑같이 어두운 밤에 조류가 빠른 곳에서 단번에 자로 잰 듯이 수중폭발을 일으켰다는 주장은 받아들이기가 쉽지 않다.”고 했다. 합조단은 이날 버블제트의 유발인자가 어뢰인지 기뢰인지는 아직 알 수 없다고 밝혔지만, 어뢰가 유력하다는 게 대다수의 견해다. 기뢰는 폭발력이 엄청나서 배가 산산조각이 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어쨌든 함수 인양으로 암초충격설과 피로파괴설은 사라지고 북한 최신식 어뢰에 의한 침몰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버블제트든 직접타격이든, 외부공격이 침몰 원인으로 기정사실화 되었다면 파편을 찾아야 한다. 북한제 혹은 북한의 우방국 어뢰 파편이 수거된다면, 결정적 증거가 될 것이다. 그렇지 못하면 책임자 규명은 지루한 ‘미궁’의 수렁에 빠질지 모른다. 그렇지 않으면 국제적인 망신을 당하고 만다. 이를 미리 의식하고 김태영 국방장관이 ‘영구미제 사건’으로 남을 가능성이 있다고 흘린 것은 아닌지 의문이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