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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과 생태

초토화된 앞산 달비골

 

앞산 달비골 들머리에 남아 있던 상수리나무 숲이 송두리째 날아가 버렸습니다. 공사에 전혀 지장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싹 쓸어 버렸습니다. 대구시가 야심차게 밀어 붙이는 앞산터널 공사 반대의 싹을 뿌리 뽑자는 심산이지요. 놔두고 나중에 해도 될 일을 왜 저리 무리하게 해대는지 도무지 이해할 수 없습니다. 마지막까지 조금이라도 시민들이 더 보도록 하면 좋을 텐데 개발 귀신의 노예인 저들은 전혀 생각지 않고 멀쩡한 숲을 ‘공사장애물’로만 봅니다.



올해 어린이날 아이들이 와서 놀 수 있으면 좋으련만 그런 소박한 바람까지 개발에 눈이 뒤집혀 없애 버리는 고약한 심보입니다. 생태를 파괴하고 콘크리트를 쳐 바라는 것만을 개발로 착각하는 전형적인 구시대의 발상이죠. 이젠 소나 개나 환경을 들먹이는 시대입니다. 생태와 녹색을 말하지 않으면 표가 떨어진다는 것을 알기 때문입니다. 그 만큼 환경보존이 절박하다는 증표이기도 하고요. 무주 덕유산국립공원만큼이나 많은 생물이 서식할 정도로 달비골의 생태보존은 잘 되어 있습니다.


이런 곳은 시민들의 자연 휴식처요 자연공원으로 개발하는 것이 상식이건만, 저들은 아직도 길 내고 다리발 같은 콘크리트 덩어리를 만드는 것만 개발로 착각하고 있으니 저리 해도 전혀 죄책감을 느끼지 않습니다. 공사 후에 일어날 생태계 변화는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음은 물론입니다. 감독기관인 대구시와 시공사인 태영건설의 눈에 가시 같은 게 농성장이었을 겁니다. 행정대집행 계고장까지 발송했지만 강제철거에 부담을 갖지 않을 수 없었던 가 봅니다.



공사가 시작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끈질기게 남아 있는 앞산꼭지들이 그리 녹록하지 않기도 하지만, 언제 폭발할지 모르는 주민들을 신경 쓰지 않을 수 없죠. 이제 그들의 소원대로 농성장 철거는 물론이려니와 수십 년이 된 아름드리 상수리나무 숲을 전쟁터처럼 초토화 시켜버렸습니다. 사람만 죽지 않았을 뿐 대구판 용산참사라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아침마다 찾아와 ‘같이 살아요’라며 울부짖던 이름 모를 새들이 살 곳을 찾아 어디로 날아 갔는지 모르겠습니다.


달비골 들머리의 아름드리 상수리나무를 베고 숲을 쓸어 버렸다고 앞산을 지키겠다는 우리들의 마음마저 베어 버리지는 못합니다. 끝까지 지켜보는 눈이 있다는 걸 한나라당의 똘마니인 김범일 시장과 태영건설의 소장은 알아야 합니다. 후손들이 사용해야 할 몫을 파괴해 버린 장본인으로 길이 남을 것입니다. 수천년의 세월이 동안 하늘이 주신 귀한 보배를 돈에 눈이 먼 무리들이 파괴해 버렸다는 것을 결코 잊지 않을 것입니다. ‘지금은 남의 땅 빼앗긴 달비골’의 꽃샘추위는 결코 영원하지 않음을 우린 잘 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