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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ㆍ경제

고인은 미화해야 하는가?

죽은 사람에 대해 왈가왈부 하는 게 예의가 아닌 것 같아 가만히 있었다. 오재영에 대한 공치사가 심한 것 같아 불편했으나 그냥 넘어갔다. 2003년 말에 민주노동당에 입당해 그 전에 있었던 일은 정확히 모른다. 그 후에도 관심을 가진 분야 말고는 잘 모르지만.....

 

이제 대선도 지났으니 영원한 조직실장이라는 그의 공적인 것과 관련해 한 마디 해야겠다.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의 당헌당규 골격을 오재영이 잡았다는 말에 실소를 금할 수 없었다. 대표에게 제왕적 권한을 부여한 게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의 당헌당규였다. 그걸 오재영이 골격을 세웠다면 실력이 없거나 당내 민주주의에 대한 인식이 거의 없었다는 말이다.

 

6년 전 독자통합 논쟁이 벌어졌을 때 대표가 저렇게 마음대로 설칠 수 있는가싶어 당헌당규를 20번 넘게 읽어 봤다. 한 마디로 당원 제명하거나 처벌하는 것 말고는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게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의 당헌당규였다. (당기위원을 대표가 전국위에 추천하니 별 차이가 없지만)

 

민주주의의 기본인 권력에 대한 견제 장치는 전혀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그런 실력으로 진보정치를 하니 대중들의 신뢰를 얻지 못하는 게 당연하지 않은가? 지금 노동당 역시 예외가 아니다. 4년 전 이용길 대표 시절 재창당 수준의 전면적인 당헌당규 개정은 시도조차 하지 않고 자구 몇 개만 고치는 것에서 멈추었다.

 

집구석은 엉망으로 해 놓고 남에게 지적질이나 하니 신뢰를 얻을 리 만무하다. ‘내부 정비부터 제대로 하자, 평가를 원점에서 다시 시작하자고 하면 바쁜 일정핑계를 대며 미루어 왔다. 대중들은 잘 모른다고 착각하지 마라. 인터넷 세상이라 심상정과 노회찬의 경력 뻥튀기 정도는 어지간한 사람들은 다 안다. 모든 걸 원점에서 시작하지 않으면 간판 내리는 날은 빨라질 수 밖에 없다. 특히 김길오로 부터 돈 면 푼 받고 있거나 자리 얻은 인간들은 입부터 닫아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