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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이야기

‘축구가 전쟁’이라는 철없는 재벌 막내 정몽준

 

온 국민이 즐기는 ‘축구가 전쟁’이라는 정몽준


한국월드컵축구대표팀이 월드컵 원정 첫 16강의 위업을 달성했다. 5천만 국민들은 태극전사들의 선전에 기쁨과 환희을 느꼈고 거리로 쏟아져 나온 수많은 붉은악마들은 8년 전 감동을 다시 느끼게 해준 태극전사들을 향해 박수를 보냈다. 많은 국민들이 같이 즐긴 것이다. 그런데 철딱서니 없는 재벌 막내 정몽준 전 한나라당 대표가 ‘축구도 전쟁’이라며 즐거움을 전쟁으로 몰아가려 한다. 명색이 집권당대표를 지낸 사람의 인식 수준이 이 정도라면 정말 심각하다.



원정 첫 16강 진출에 그렇게 대한민국은 들썩였다. 이때 조중연 대한축구협회 회장은 기다렸다는 듯 병역혜택과 관련해 입을 열었다. 원정 첫 16강 진출의 포상이라는 명분 아래 체육단체 회장이 병역특혜를 건의하겠다는 카드를 먼저 꺼냈다. 이는 순식간에 공론화됐고 현재까지도 찬성과 반대 의견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마치 집권당의 실세 중진 국회의원이라도 되는 줄 착각하는 모양이다. 조중연 씨는 한국축구를 망친 몇 사람 중의 하나인데 꿈이 너무 야무지다.


앞서 정부에서는 야구 국가대항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4강과 월드컵 16위 이상 진출 시에 병역혜택을 줬다. 하지만 다른 종목과의 형평성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여론 때문에 개정했다. 2008년 개정된 병역법 시행령은 병역특례 대상을 올림픽 3위 이상, 아시안게임 1위 입상자로 한정했다. 월드컵은 해당 사항이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 회장은 병역문제 관련해 언급했다. 자신이 좋아서 한 운동을 국민의 의무인 국방의무를 면제시켜 준다는 것은 분명 잘못이다.

 

 국민의 의무인 병역특례를 마구 뱉어내지 마라.


월드컵이 모두 끝난 후에 깊이 있는 논의를 거쳐도 늦지 않은 사안임에도 그저 승리에 도취해 내뱉은 성급하고 경솔한 한 마디였다. 돌발적인 발언에 정부는 조심스러우면서도 단호한 입장을 보였다. 최근 국방부 관계자는 언론을 통해 “16강에 진출해도 병역특례는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러자 축구협회 명예회장인 재벌막내 정몽준 의원이 직접 나섰다. 청와대와 국방부에 보내는 서신을 통해 ‘축구도 전쟁이라면 전쟁’이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 6월 23일(이하 한국시간)오전 남아공 더반에 위치한 모세스 마비다 스타디움에서 2010 남아공월드컵 B조 한국 대 나이지리아의 경기가 열렸다. 후반전 프리킥으로 역전골을 성공시킨 박주영이 골을 넣고 즐거운 표정을 짓고 있다. (사진: 뉴시스)


그러면서 “정부 관계자가 틀린 이야기를 중요한 월드컵 경기를 앞둔 부적절한 시점에 한 것은 지극히 유감스러운 일”이라고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국정을 총괄하는 정부의 입장에서 다른 종목과의 형평성을 고려해야 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모든 일에는 국제사회와 국내의 영향이라는 관점에서 경중이나 우선순위가 있어야 할 것”이라는 내용은 논란의 소지가 다분하다. 지방선거에 패배해 사퇴했으면 자숙하고 반성해야 할 사람이 병역의무를 면제하자고 나서는 꼴이 가히 가관이다.


이는 다른 종목 간 갈등에 기름을 퍼부어 대는 격이다. 야구는 지난해 국가대항전인 WBC에서 결승에 진출해 일본과 역사에 남을 명승부를 펼쳤다. 야구 종주국 미국를 비롯해 강국들을 차례로 쓰러뜨리며 전 국민을 환호하게 했다. 병역혜택은 없었다. “올림픽 3위와 월드컵 16강 진출 중, 어느 것이 더 어려운지는 진지하게 생각해보아야 할 것”이라는 곳도 월드컵에 환호하는 동안 파주트레이닝센터에서 묵묵히 구슬땀을 흘렸던 홍명보 감독과 올림픽대표팀을 배려하지 않은 것이다.


태극전사들의 월드컵 원정 첫 16강은 분명히 역사에 남을 대단한 업적이다. 그러나 무리하게 법을 뜯어 고치면서까지 병역혜택을 줘야 하는지는 깊이 생각해 봐야 한다. 법은 정몽준 의원이나 조 회장이 생각하듯 여론몰이에 의해 쉽게 바꾸어서는 안 된다. 정몽준 의원의 말처럼 어려운 것에 혜택을 줘야 한다면, 8년 만에 월드컵 16강에 오른 축구대표팀보다는 31년 만에 한국 남자육상 100m의 기록을 갈아치운 ‘육상 꿈나무’ 김국영이 1순위 아닌가? 


아무리 자본주의사회지만 돈으로 모든 게 해결되는 아니다. 재벌막내로 자라서 그런지 세상 물정을 너무 모른다. 2007년 한나라당 대선후보 경선과정에서 어느 후보로부터 “버스 요금이 얼마인지 아느냐”는 질문에 “요즘은 카드로 타는데 한 번 탈 때 70원 하나요?”라고 답한 것이 떠오른다. 더 웃기는 것은 다음에 교통카드를 들고 나왔는데 청소년용이라 ‘물정 모른다’는 비난을 받았다. 모르면 가만히 있어야지 설치는 건 정말 꼴불견이다. (뉴시스 인용) 


덧 글: 정몽준 의원은 13대 때부터 국회의원을 해 6선이지만 재선의원보다 정치력이 떨어진다는 공통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그만큼 정치력도 없다는 말이다.